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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품 관리자란? 사후 데이터 정리 전문가의 등장

by swk426 2025. 7. 8.

우리가 죽은 뒤, 우리의 SNS, 이메일, 사진, 클라우드 데이터는 어떻게 될까요?
삶의 끝에서 남겨지는 디지털 흔적을 다루는 새로운 직업, 디지털 유품 관리자가 조용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생전에 사용하던 수많은 온라인 계정, 디지털 콘텐츠, 클라우드 자산을 정리하고, 보호하거나 삭제하는 이 직업은 현대적 애도 방식을 반영하는 동시에, 개인 정보 보호 및 디지털 자산 관리 측면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직업이 등장한 배경과 실제 업무, 그리고 디지털 유산을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디지털 유품 관리자란? 사후 데이터 정리 전문가의 등장

죽음 이후에도 남는 데이터: 디지털 유산의 개념


스마트폰, 노트북, 구글 드라이브, 인스타그램, 유튜브, 이메일… 우리가 남긴 흔적은 물리적인 유산보다 훨씬 방대하고 복잡한 디지털 자산으로 남습니다.

과거에는 사망 후 유품이라 하면 일기장, 사진, 편지 등 물리적 물건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로그인 정보, 영상, 대화기록, 구독 계정, 인터넷 쇼핑 정보 등 수많은 디지털 흔적이 남습니다. 이러한 자산은 감정적 의미뿐만 아니라, 실제 금전적 가치까지 지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 채널 수익, NFT 작품, 비트코인, 블로그 광고 수익 같은 자산은 실제 상속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한 디지털 유산에 대해 사전 준비 없이 세상을 떠나게 되며, 남겨진 가족들은 혼란 속에서 계정을 복구하거나 삭제하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디지털 유산은 단지 개인정보가 아니라, 현대인의 삶의 기록 그 자체이자 새로운 형태의 상속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디지털 유품 관리자는 무엇을 하는가?


디지털 유품 관리자는 사망자의 온라인 계정을 정리하고, 데이터를 보호하거나 삭제하며, 때로는 이를 가족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입니다. 이들은 생전부터 클라이언트와 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며, 크게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① 생전 준비 단계
주요 계정 목록화 (이메일, SNS, 클라우드, 금융)

비상 접근 권한 설정 및 비밀번호 관리

디지털 유언장 작성: 삭제할 콘텐츠, 남기고 싶은 메시지, 기념 게시물 등

SNS 별 사후 정책 안내 (예: 페이스북 추모 계정 전환, 구글 Inactive Account Manager 설정)

② 사망 이후 실행 단계
유가족 요청에 따라 SNS 삭제/보관 요청

사망자 이름으로 된 정기 결제 서비스 해지

사진, 영상, 문서 등의 클라우드 백업 및 전달

온라인 명의 도용, 사기 예방을 위한 보안 점검

특히 최근에는 AI 음성 데이터나 가상 인간(디지털 트윈) 형태로 생전 데이터를 재활용하는 사례도 있어, 관리자는 윤리적 판단 기준을 설정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직업은 단순 IT 기술을 넘어 감정적 배려와 프라이버시 존중이 필수인 고도의 전문 서비스로, 미국·유럽 등에서는 이미 소규모 기업과 프리랜서 전문가들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점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나의 디지털 삶,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먼 일로 느끼며 디지털 유산 준비를 미루곤 하지만, 실제로 예고 없이 사고나 질병으로 세상을 떠날 수 있다는 현실을 생각해 본다면, 누구나 ‘디지털 유언’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은 우리가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는 디지털 유품 정리 방법입니다:

▷ SNS 사후 처리 설정
페이스북: 추모 계정 전환, 삭제 요청 가능

인스타그램: 가족 요청으로 삭제 가능

구글: 활동 중지 계정 관리자기능 이용해 특정인에게 정보 전달 가능

▷ 클라우드 자료 정리
민감 정보, 사진 등을 암호화하거나 분류 저장

중요 파일은 오프라인 외장하드나 USB에 이중 백업

▷ 계정 통합 및 정리
사용하지 않는 앱/웹사이트 계정은 탈퇴

정기 결제 서비스 확인 및 정리

▷ 디지털 유언장 작성
어떤 데이터를 삭제할지, 누구에게 남길지 미리 문서화

클라우드에 저장하거나 법률 자문을 통해 작성 가능

이러한 준비는 단지 죽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정리하는 행위이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미래에는 은행계좌를 정리하듯, 디지털 흔적을 정리하는 일이 삶의 마무리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것입니다.

 

마무리: 새로운 죽음의 기술, 디지털 유품 관리


사람이 살아온 방식이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었다면, 죽음 또한 디지털화되어야 합니다. ‘디지털 유품 관리자’는 단순한 기술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죽음 이후를 준비하고, 남겨진 사람들의 정서를 돌보는 신인류 직업입니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공간 속, 수많은 이야기와 추억, 데이터, 계정을 정리하며 고인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애도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도, 한번쯤은 나의 온라인 흔적이 어떻게 남게 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디지털 시대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기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